세 개의 발표자료
2026년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ANCHOR사업단이 주관한 캠퍼스 생활연구소 여름캠프가 열렸다. 세명대학교 재학생들은 팀을 이뤄 지역의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자료 세 건이 아카이브에 들어오면서, 서로 다른 주제로 보이던 세 팀의 제안이 하나의 질문 위에서 다시 읽히기 시작했다.
세 자료는 표지부터 다르다. 워크제천 팀은 청년과 기업 사이의 일자리 문제를, 트라이 팀은 로컬 가게와 대학생 사이의 미스매치를, 도파민크루 팀은 인구와 관광의 문제를 다룬다. 그런데 읽어 내려가면 세 제안이 같은 도시의 같은 빈자리를 가리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제천에 와서,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드는 일.
워크제천 — 일자리와 정주의 연결
워크제천 팀(조현욱·정시아·탄셴인)은 “제천시 청년 정주"를 주제로, 청년과 기업 사이에 어떤 GAP이 있는지부터 물었다. 자료 수집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양쪽의 요구가 서로 닿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지만, 기업은 필요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제천을 떠나는 선택이 반복된다.
팀은 문제를 “무엇을 변화시키고자 하는가"로 옮겨 적고, 5단계 로드맵으로 협업을 구조화했다. 발표의 부제 “제천, 이음"은 이 로드맵이 끝내 연결의 문제라는 점을 말해준다.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청년과 기업, 도시를 잇는 관계를 설계하는 일로 읽히는 제안이다.
트라이 — 사장님과 청년 사이
트라이(TRY) 팀(권채영·이찬형·정근영)은 장사를 해온 제천의 로컬 가게 사장님과 대학을 다니는 청년을 인터뷰하면서 두 사람의 말이 서로 어긋나는 것을 발견했다. 사장님은 단골손님의 연령대가 높아 청년 유입을 원하지만, 청년이 원하는 위생·외관·검색 편의를 사장님은 정확히 읽지 못한다.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말과, 갈 만한 곳을 찾지 못한다는 말이 같은 거리에서 엇갈린다.
팀은 “광고 없고 찐 후기가 있는 맛집"이라는 청년의 요구에서 서비스의 출발점을 잡았다. 미스매치를 광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로 재정의한 대목이 이 자료의 핵심이다.
도파민크루 — 머무는 사람을 설계하기
도파민크루 팀(손다연·지서희·항지민)의 발표는 인구 소황에서 시작한다. 제천시 인구가 줄어드는 동안 관광객을 끌어올 방법은 없는지, 약 15개의 인터뷰와 함께 의료를 매개로 한 체류형 플랫폼을 제안했다. 방문하는 사람을 하루 손님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으로 바꾸는 설계다.
같은 질문, 세 가지 답
세 제안을 나란히 놓으면 구조가 보인다. 워크제천은 사람이 사는 문제를, 트라이는 사람이 오는 문제를, 도파민크루는 사람이 머무는 문제를 다룬다. 겨울캠프에서 크로스틴 팀이 31번 버스로 제한된 학생의 생활권을 물었다면, 여름캠프의 세 팀은 그 생활권 안에 사람이 실제로 남을 수 있는 조건을 묻는다.
발표의 형식은 다르지만, 셋 다 “무엇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해서"의 언어를 쓴다. 로드맵, 미스매치, 플랫폼 — 모두 관계를 설계하는 도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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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질문
세 팀의 제안이 실제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로드맵은 누구와 함께 실행되는지, 미스매치는 어느 가게에서 먼저 해소되는지, 체류형 플랫폼은 어떤 의료 자원과 연결되는지는 아직 빈자리다. 이 아카이브가 기록하는 것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제천이라는 도시에 사람이 남도록 묻는 질문의 순서다. 다음 캠프가 그 질문의 다음 문장을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 포스트는 2026 세명대학교 캠퍼스 생활연구소 여름캠프 팀별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